[단독] 황톳길이 말해주는 행정의 ‘품격’… ‘방치하는 수원특례시 vs 챙기는 성남시’

- 수원 광교산 황톳길, 개장 직후부터 복토·관리 지연… 시민 불만 고조
- 성남 위례 청량산 황톳길, 2년간 꾸준한 유지·보수·그늘막까지 세심… “매일 걷고 싶은 길”
-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행정의 진정성과 품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지표'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황톳길은 단순한 흙길이 아니다. 도심 속에서 맨발로 자연을 걷고, 힐링하며 건강을 챙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며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대하는 지자체의 관리 행정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기자가 7월 12일 오전, 지난해(2024년) 7월 개장한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의 광교산 입구 황톳길과 2023년 7월 개장한 성남시(시장 신상진)의 위례근린공원 황톳길(청량산·남한산성 등산로 입구)을 직접 비교 취재한 결과, 두 도시의 행정 대응 수준은 단순한 시간차를 넘어서는 본질적 격차를 드러냈다.

 

 

 

■ 수원특례시 장안구 광교산 입구 '황톳길'… "복토 요청했지만 아직" - 개장 1년 만에 ‘방치’ 논란

 

수원시 광교산 입구 황톳길은 외형만 보면 제법 규모가 있어 보였지만, 현장을 찾은 시민들과 취재진의 눈에는 사실상 '방치된 모습'이었다.


황토는 마르고 굳어 먼지가 날렸고, 곳곳은 움푹 패이거나 모래가 드러나 있었다. 일부 시민은 “이건 그냥 흙길이나 모래길이지, 황톳길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으며, 현장 취재중 맨발로 황톳길을 걷는 시민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시청에 복토를 신청했지만 아직 황토가 들어오지 않았다. 언제 들어올지는 모른다”며, “신청은 했지만 업체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체계는 미흡하고 행정도 지연되는 실정이다.

 

 

■ 성남시 수정구 위례근린공원… “걷고 싶은 길은 이렇게 다르다” – 황토 품질부터 그늘막까지 '체계적 관리'

 

반면, 2023년 7월 조성된 성남시 위례근린공원 황톳길(청량산·남한산성 등산로 입구)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한 유지관리와 시민 편의시설 확충이 이어지고 있었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오전 시간대, 관리인은 직접 흙 상태를 점검하며 물을 뿌리고 있었고, 맨발로 황톳길을 거닐 던 시민들은 “관리도 잘 되는 것 같아 자주 나와 힐링하며 걷는다”고 평가했다.

 

 

 

한 시민은 “여긴 황토의 품질과 성분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 같다”며, “다른 지자체는 값싼 적토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성남시는 중금속 우려가 적은 정품 황토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리시 등 다른 지역 황톳길도 가봤지만, 이곳이 황토 품질은 물론 관리도 잘되고 거기에 더해 그늘막, 발목 깊이 황토층, 쾌적한 환경까지 갖춰져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침 관리인으로 보이는 관계자가 발담그는 곳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는 "이곳 성남 위례 지역 황톳길 관리업체 관계자인데, 너무 더운 한 낮은 피해 오전에 물을 주는 것"이라며 “모래 2: 황토 8의 비율로 혼합해 자갈층 위에 깔고, 발이 빠지지 않도록 했다”며 “여름엔 오전에 물을 뿌리고, 겨울에는 결빙을 막기 위한 배수 조치와 덮개 설치도 함께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토는 주기적으로 보충하며, 성남시와 연간 위탁 계약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 시민 체감이 곧 행정의 성적표, 황톳길이 비춘 지자체 행정의 민낯 "도시와 행정의 품격은 길 위에서 드러난다"

 

두 황톳길의 차이는 단순한 ‘예산 규모’가 아니라, ‘관리 의지’와 ‘적극 행정’의 차이다.


성남시는 실제 이용자 중심의 행정과 현장 대응을 통해 시민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반면, 수원시는 시설만 조성한 뒤 유지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원 시민 A씨는 “이 정도로 관리가 안 되면 애초에 만들지 말았어야 한다”며, “예산만 쓰고 방치되면 결국 시민만 실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성남 위례 지역 시민은 “황토 질도 좋고, 그늘막까지 있어서 여름에도 걷기 좋다. 매일 나오는 이유”라며 “지인이 이 황톳길을 걷고 나서 이사 오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었고, 실제로 황톳길이 좋아 집을 사서 이사 온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두 황톳길을 통해서 본 현장 행정은 황톳길이 '단순한 기반시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행정의 진정성과 품격을 가늠할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지표'였다.

 

수원 광교산 입구 황톳길은 수년전에 '자갈로 만든 맨발길'을 지난해 '맨발황톳길'로 리모델링했다.

그 전 자갈길도 사실상 방치 수준이었기에 금번의 '황톳길'은 개장 직후부터 드러난 관리 부실로 시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반면,


성남 위례근린공원 황톳길은 신도시 공원내에 조성했다지만, 위례신도시 특성상 서울 송파구와 하남시 시민들이 인접해 있어 관리주체인 성남시 행정을 타 지역 시민들로부터 지자체까지 긍정적으로 평가될 정도로 2년 이상 꾸준한 유지관리와 시민 의견 반영을 통해 모범 사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시민은 시장이나 집행부의 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현장에서 그 행정의 태도와 결과를 보고 ‘직접 체감’한다.

 

그 체감이 누적될수록, '도시와 행정의 품격, 그리고 그 시장과 집행부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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