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김경민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는 27일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 2층 프로방스룸에서 열린 KBF 계산비즈니스포럼 정기월례회 특강에서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 “상승이냐 하락이냐로 단순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국면”이라며, 시장 사이클과 이를 둘러싼 변수의 변화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이날 ‘부동산 시장 현황, 이슈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을 ‘슈퍼 사이클 국면’으로 평가하면서도, 과거와 같은 장기 상승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앙고 동문 포럼 KBF, 지난해 창립 30주년 맞아
KBF(계산비즈니스포럼)는 중앙고등학교 동문들로 구성된 포럼으로, 법조계·재계·금융계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선배 동문들과 사회 진출의 첫발을 내딛은 청년 창업가·전문직 동문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세대와 직역을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험과 통찰을 공유하며, 동문 간 연대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모색해 온 것이 특징이다.
정기 월례회를 중심으로 경제·산업·부동산·정책 등 주요 현안을 다뤄온 KBF는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는 동시에, 변화하는 사회·경제 환경 속에서 동문 포럼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에도 단순한 친목을 넘어, 지식과 경험이 세대를 넘어 순환되는 성숙한 동문 공동체로서의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 데이터로 본 ‘슈퍼 사이클’ 진입 진단
김경민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체감이나 기대가 아닌 정량적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시장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 전체 아파트를 대상으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모든 주택의 가격을 일(日) 단위로 추정하고, 이를 합산해 고해상도 주택가격 지수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에 금융시장 분석 기법인 단기 이동평균선(약 7주)과 장기 이동평균선(약 24주)을 적용한 결과, 2023년 1월을 저점으로 단기선이 장기선을 상향 돌파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은 시장이 반등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며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현재는 슈퍼 사이클 초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슈퍼 사이클이라는 표현이 곧 장기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석의 과도한 단순화를 경계했다.




◆ 짧아진 사이클, 커진 변동성
김경민 교수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사이클 주기의 단축을 꼽았다. 과거에는 하락–정체–상승 국면이 수년에 걸쳐 진행됐지만, 최근에는 1~2년 단위로 상승과 조정이 빠르게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시기 초저금리 환경은 정상적인 조정 과정을 왜곡했고, 그 여파가 아직 시장에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가격이 곧바로 하락한다고 보지는 않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에서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 지역별로 다른 속도와 체감
강연에서는 지역 간 시장 흐름의 차이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김 교수는 강남권은 상승 흐름을 선행 반영하며 부담이 누적된 상태인 반면, 강북권은 상대적으로 늦게 상승 국면에 진입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핵심 도시는 글로벌 주요 도시들과 동조화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과거처럼 국내 정책만으로 가격 흐름을 조정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공급에 대한 진단… “효과는 지켜봐야”
김 교수는 공급 확대를 만능 해법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공급이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공급의 규모, 시점, 분양가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단순한 공급 확대 논리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 환경과 건설 원가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공급이 과거처럼 즉각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 질의응답: 공급 효과·정책 환경에 대한 질문 이어져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공급 효과와 정책 환경 변화를 둘러싼 질문이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과거 대규모 입주 시기의 시장 반응을 언급하며, 향후 공급 확대가 다시 한 번 시장 안정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과거 특정 시점에는 공급 효과가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났지만, 현재는 금리·분양가·시장 심리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이라며 “과거 사례를 그대로 적용해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또 다른 질문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언급됐다.
김 교수는 “정책 변화만으로 시장 흐름이 즉각 바뀌지는 않는다”며 “시장의 반응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크게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 “지금은 예측보다 판단의 영역”
김 교수는 강연과 질의응답을 마무리하며 “지금은 가격을 맞히려 하기보다, 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을 단기 투자 관점이 아닌, 사이클과 변수 변화의 맥락에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부동산 시장은 다시 움직이고 있지만, 그 방향은 단순하지 않다. 공급과 정책의 효과 역시 단정이 아닌 관찰과 판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


◆ 문지인 KBF 회장 “차분하고 입체적인 시각 제공한 자리”
이날 행사를 마무리하며 문지인 KBF 계산비즈니스포럼 회장(82회, 리얼스탁 대표이사)은 “오늘 특강은 단기적인 시장 전망을 넘어, 부동산 시장을 보다 차분하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 자리였다”며 “회원 여러분 각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이어 “KBF 계산비즈니스포럼은 앞으로도 특정 이슈에 치우치기보다, 경제·산업·정책 흐름을 함께 짚을 수 있는 강연과 토론의 장을 꾸준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월 월례회, 3월 합동 포럼, 4월 상반기 필드트립 등 향후 주요 일정을 예고하며, “회원 간 교류와 학습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KBF 계산비즈니스포럼 정회원 가입은 중앙고등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며, 동문이라는 기본 요건 외에 직종·연령·기수 등에 따른 특별한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포럼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대와 전문 영역을 넘는 교류와 토론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