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 "AI 시대라더니 공업직은 줄였다"... 경기도 인사 정면 역행 논란

- 자율주행·로봇·친환경차 추진 속 공업직 위상은 후퇴
- 기술 행정 핵심 직렬, 인사 구조서 점점 밀려나
- AI 시대 역행하는 경기도 인사 시스템 도마 위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경기도(도지사 김동연)가 12일 사전 인사예고한 4급(서기관), 5급(사무관) 승진 인사를 두고, AI와 첨단모빌리티를 도정 핵심 전략으로 내세워온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자율주행과 로봇, 친환경자동차 등 미래 산업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핵심 기술 직렬인 공업직 인사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인사예고와 직렬별 인원 현황을 종합하면, 공업직은 인원 규모는 물론 간부 비율과 보직 구조 전반에서 일관된 감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책 방향은 미래 산업과 첨단 기술을 향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실행하는 기술 행정의 축은 조직 내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는 AI, 자율주행, 로봇, 친환경자동차 등 첨단모빌리티 산업을 도정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5급에서 4급 승진 사전 인사예고와 직렬별 인사 구조를 들여다보면, 해당 산업을 설계하고 구축하며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해 온 공업직의 위상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사 흐름은 정책 방향과 인사 운영이 따로 가고 있다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AI와 미래 교통, 첨단 산업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떠받치는 기술 직렬이 조직 내에서 지속적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치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경기도 공업직 인원은 2024년 기준 167명으로, 2021년 대비 18명이 줄어 약 1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행정직 인원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공업직만 구조적으로 축소된 셈이다. 기술직 가운데서도 공업직의 감소 폭은 가장 크다.

 

간부급 불균형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존 기준으로도 공업직 4급 비율은 약 2.4%에 불과했지만, 이번 인사예고를 적용하면 사실상 1.8% 수준까지 떨어진다. 이는 농업직 9.7%, 환경직 6.7%, 시설직 6.2%, 수의직 4.1%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기술직군 가운데 공업직만 유독 1%대에 머무는 구조가 이번 인사예고를 통해 더욱 고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감소 흐름은 이번 인사에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김동연 지사 취임 이후인 민선8기 초기만 해도 경기도 공업직 4급은 5명으로, 비율로는 약 3%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인사 과정에서 보직이 하나둘 줄어들며 현재는 3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번 인사예고까지 반영하면 공업직 4급 비율은 1.8%에 불과해, 민선8기 들어 공업직 간부 구조가 단계적으로 약화돼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직 구조 역시 축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장기교육 파견 이후 해당 보직이 다른 직렬로 전환되면서 공업직 과장급(4급) 보직은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번 4급 승진 사전 인사예고에서도 공업직 몫은 1명에 그쳤다. 과학기술 4급이라는 포괄적 명칭 아래 기술직 승진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업직 기준으로 보면 축소된 간부 구조를 정상화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제는 공업직이 담당하는 영역이 경기도의 미래 산업 전략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자율주행차 도로 인프라 구축, 스마트 교통체계, AI 로봇과 자동화 설비, 친환경 자동차 산업 기반은 모두 현장 기술과 산업 인프라를 전제로 한다. 정책 설계는 행정이 담당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구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은 공업직이 맡아왔다.

 

그럼에도 인사 구조에서는 공업직 인원이 줄고, 간부 비율은 1%대로 낮아지며, 보직까지 축소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내부에서는 이를 두고 “AI 시대를 말하면서 기술 행정의 뿌리를 약화시키는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공업직 관계자는 “AI와 미래차 산업은 선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해야 한다”며 “시스템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공업직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첨단 산업을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사는 정책의 의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인사예고로 공업직 4급 비율이 1.8% 수준까지 떨어진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경기도가 내세운 AI와 첨단모빌리티 전략 역시 실행력 약화라는 한계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공업직 공직자들의 사기 저하와 조직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장 기술과 설비, 교통·산업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업직은 근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직렬로 꼽히는데, 인사 구조마저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우수 인력 이탈과 조직 내 의욕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인사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경기도가 추진하는 미래 산업 정책의 실행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인사예고를 계기로, 경기도가 미래 산업을 실제로 실행할 기술 행정의 기반을 어떻게 유지하고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본지는 이번 인사예고가 단순한 승진 문제가 아닌 구조적 인사 방향의 문제라는 점에 주목해, 경기도의회와 집행부를 상대로 추가 취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