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기도의회 여야, ‘지방의회법 연내 제정’ 한목소리… ‘경기도 재정위기’ 도의회 책임론에 발목 잡히나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합동 기자회견… “지방의회법에는 여야 따로 없다”
- 조직·예산 자율성 확대·의원 1명당 정책지원관 1명 요구
- 남종섭 의장 전국 광역의회 연대 이어 국회행… 지방의회법 제정 선두
- 현장서 “권한 커지는 만큼 책임도 커져야”… 여야 “법적·도덕적 책임 강화”
- ‘9개월 예산’ 등 재정위기 책임 공방… 집행부 넘어 예산 심의·의결한 도의회 역할도 도마
- 권한 확대 설득하려면 책임도 증명해야… 경기도 재정위기, 지방의회법 추진 명분 시험대

 

KKMNEWS 김교민 기자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안광률)과 국민의힘(대표의원 방성환)이 ‘지방의회법 연내 제정’이라는 공동 목표를 내걸고 손을 맞잡았다.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대를 위해 조직과 예산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고 의원 1명당 정책지원관 1명을 두자는 것이 핵심이다.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전국 광역의회를 돌며 연대 구축에 나선 데 이어 국회까지 직접 찾아 지방의회법 제정을 요구한 가운데, 양당 교섭단체까지 공동행동에 나서면서 경기도의회가 지방의회법 제정 논의의 전면에 섰다.

 

남 의장은 지방의회법 제정을 제12대 전반기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전국 광역의회 연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경기도가 심각한 재정 여건을 이유로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지방의회의 권한 확대를 요구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도의회의 책임도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결국 지방의회법 제정을 앞장서 추진하는 경기도의회에 현재의 경기도 재정위기가 또 다른 시험대가 된 셈이다.

 

양당은 17일 오전 10시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해 여야가 하나가 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공동 기자회견문에서는 “대한민국에 지방의회 제도가 부활한 지 어느덧 35년이 흘렀다”며 “지방의회는 지난 35년 동안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 주민의 삶과 밀착한 정책으로 주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민의를 반영해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의 발전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지방의회가 조직·예산 등에서 충분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별도의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당은 “국회에 국회법이 있듯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조직권, 예산편성권, 감사권을 의회에 돌려줘야 한다”며 “의원 1명당 정책지원관 1명으로 지방의원들의 정책 역량도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지방의회법 제정안 6건이 계류 중이다. 남종섭 의장도 지난 15일 국회를 찾아 이해식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만나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건의안’과 경기도의회 자체 제정안을 전달하고 연내 제정을 요청했다.

 

 

◆ “권한 확대 아닌 지방의회가 갖춰야 할 기본 구조”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방의회의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책임도 함께 강화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여야 대표단은 지방의회법 제정을 단순히 ‘권한 확대’로 볼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방성환 국민의힘 대표의원(성남5)은 “권한이 늘어난다고 말씀하실 수도 있지만 권한이라기보다는 지방의회가 당연히 갖춰야 하는 조직, 예산 등 기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는 국회법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데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의 한 부분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원과 직접 관련된 사항을 별도 법률로 규정하면 법적 책임을 보다 분명히 할 수 있고, 의회 내부의 윤리와 자정 노력 등 도덕적 책임 역시 강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방의회법을 통해 의회의 독립성을 높이는 동시에 그 권한을 행사하는 지방의원들의 법적·도덕적 책임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 ‘의원 1명당 정책지원관 1명’… “결국 도민 서비스 강화”

 

정책지원관 확대에 따른 인력과 예산 문제도 질의응답에서 거론됐다.

 

경기도의회가 지방의회법 제정 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정책지원관을 현행 의원 2명당 1명에서 의원 1명당 1명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남 의장 역시 지난 15일 국회를 방문해 정책지원관 정수 확대를 비롯해 지방의회 예산 자율성 확보, 입법지원기관 설치 근거 마련, 의회 인사운영 자율성 확보 등 4대 과제의 반영을 요청했다.

 

안광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시흥1)은 “도의원의 역할은 도민들에게 정치적이나 행정적인 역량을 발휘해서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며 정책지원 인력이 확대되면 의원의 의정 역량 강화가 결국 도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방 대표의원도 의원들이 모든 분야를 다 알 수 없는 만큼 전문적인 지원인력이 뒷받침되면 더 많은 자료를 검토하고 보다 나은 정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권한 확대 앞서 책임 있는 설명부터”… 재정위기 질문 나오자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는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과 별개로 최근 경기도 재정위기와 도의회의 책임 문제를 먼저 짚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경기도는 어려운 재정 여건을 이유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업비가 감액되면서 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도 민생·복지사업 감액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보건복지위원회 추경 심사 과정에서는 자체사업 증액분 1,711억 원 가운데 1,673억 원이 당초 본예산에 연간 소요액을 모두 담지 못해 발생한 부족분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제11대 경기도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2026년도 본예산에서 일부 사업의 연간 소요액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이른바 ‘9개월 예산’ 문제가 실제 추경 심사의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현재 재정위기를 놓고 추미애 경기도 집행부의 재정운용과 감액 기준 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시 본예산을 심의·의결한 도의회 역시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지방의회법 제정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기도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방의회가 조직·예산의 자율성과 정책지원 인력 확대를 요구하기에 앞서 지난해 예산편성·심의 과정과 ‘9개월 예산’ 문제 등에 대해 집행부와 함께 도민에게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는 것이 먼저 아니냐는 취지로 질문했다.

 

안광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 지금 오늘 저희가 하는 기자회견은 지방의회법에 관련된 거지, 예산에 대한 부분은 아니지 않느냐”며 “오늘 기자회견하고는 좀 맞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어 방성환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그 말씀 맞고요”라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희가 재정도 그렇고 지방의회법도 그렇고 이렇게 기자회견에서 하는 어떤 행위도 있지만 대표님하고 물밑에서 여러 가지 조율 과정도 있고, 함께 행동하는 부분들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 책임 소재나 이런 부분은 추후에 또 함께 공조하는 그런 자리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여야 대표 모두 경기도 재정위기와 지난해 예산 심의·의결 과정에서 도의회가 져야 할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방 대표가 책임 소재에 대해 추후 함께 공조하는 자리에서 설명하겠다고 밝힌 만큼, 도의회가 향후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남종섭 의장 국회행까지… ‘연내 제정’ 현실화될까

 

경기도의회의 지방의회법 제정 움직임은 이번 여야 공동 기자회견에 앞서 계속돼 왔다.

 

남종섭 의장은 지난 7월부터 전국 광역의회를 순회하며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연대 구축에 나섰다. 지난 9일에는 국회에서 전국 시·도의회 의장 및 운영위원장들과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고, 15일에는 다시 국회를 찾아 이해식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만났다.

 

남 의장은 이 자리에서 정책지원관 정수 확대, 지방의회 예산 자율성 확보, 입법지원기관 설치 근거 마련, 의회 인사운영 자율성 확보 등 4대 과제를 법안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여야 합동 기자회견에서도 ‘연내 제정’이 실제 가능한 목표인지, 아니면 국회를 향한 촉구에 그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여야 측은 정부 차원의 논의와 여러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각각의 안을 조율해 이번 기회에 연내 제정까지 이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당은 “백 마디의 말보다 단 한 번의 실천이 중요할 때”라며 “지방의회법 제정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지방의회법 선두 경기도의회… ‘재정위기 책임론’에 발목 잡히나

 

경기도의회는 지방의회법 제정 논의의 전면에 서 있다.

 

남종섭 의장이 전국 광역의회 연대를 추진하고 국회를 잇달아 찾은 데 이어 여야 교섭단체까지 공동행동에 나섰다. 지방의회의 조직·예산·인사 자율성을 확대하고 정책지원관을 의원 1명당 1명으로 늘리는 것이 주요 요구다.

 

그러나 지방의회에 더 많은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요구가 힘을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특히 경기도 재정위기를 둘러싼 책임 공방에서 도의회 역시 완전히 비켜서기는 어렵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바 ‘9개월 예산’을 비롯한 2026년도 본예산은 집행부가 편성했지만 지난해 제11대 경기도의회의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

 

실제 이번 제2회 추경안 심사 과정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자체사업 증액분 1,711억 원 가운데 1,673억 원이 본예산에 연간 소요액을 모두 담지 못해 발생한 부족분으로 제시되면서 본예산 편성·심사의 적정성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올해 들어 재정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추미애 도정의 감액 기준과 재정운용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시 도의회가 연간 사업비와 세입 여건, 재정 지속가능성을 얼마나 면밀하게 검증했는지도 함께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더욱이 지방의회법이 요구하는 핵심 가운데 하나가 예산 자율성 확대다. 정책지원관을 의원 1명당 1명으로 확대하는 방안 역시 추가적인 인력과 재정을 수반한다.

 

그렇다면 기존 예산에 대한 의회의 심의·감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문제가 있었다면 의회는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지방의회법과 별개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경기도의회가 집행부의 재정운용에는 책임을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심의·의결한 예산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현재의 재정위기와 도의회 책임론이 지방의회법 제정을 앞장서 요구하는 경기도의회의 명분과 설득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지방의회법의 설득력은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가져올 것인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 권한을 어떻게 행사하고, 그 결과에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까지 보여줘야 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의 선두에 선 경기도의회가 국회를 향해 더 큰 자율성과 권한을 요구하는 동시에, 경기도 재정위기를 둘러싼 의회 자신의 책임에는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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