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NEWS 김교민 기자 |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향해 “재정은 땜질식 처방, 인사는 올스톱”이라며 재정과 인사 문제를 동시에 정조준했다.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경기도 자체사업 1,363개가 무더기로 감액됐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은 데 이어, 정기인사 연기와 도내 7개 시군 부단체장 공석 사태까지 거론하며 “재정과 인사 시스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무너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대표의원 방성환·성남5)은 31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가 제출한 ‘2026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자체 분석 결과와 최근 인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가 내세운 재정위기 타개책은 무원칙한 ‘제 살 깎아먹기’식 통폐임이 드러났다”며 “기준 없는 쿼터식 삭감으로 민생·복지 분야의 실질 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그 책임과 피해를 실·국과 자치단체, 공공기관 및 민간 영역으로 무책임하게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추경안의 개별 삭감 규모뿐 아니라 경기도 재정위기의 실체와 채무 상환 대책, 세입 추계, 전임 도정 정책의 선택적 계승, 시군 재정부담, 공직사회 인사 문제까지 폭넓게 제기됐다.
◆ “재정위기 부정 안 해… 문제는 어떻게 감액하느냐”
방성환 대표의원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경기도의 재정위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방 대표는 “지방채도 갚아야 할 채무이고 기금도 내부거래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일반회계에서 기금으로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채무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채무가 경기도가 사실상 도산할 정도의 상황이냐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경기도의 저력과 기반, 함께 힘을 합친 노력이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감액 추경의 적정 규모에 대해서도 “정답은 없다”며 얼마를 줄이느냐보다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줄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대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예산과 낭비성·행사성·소모성 예산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세워 그 기준에 따라 삭감해야 한다”며 “힘들고 어렵다고 하면서 실제 삭감은 실·국별 쿼터 방식으로 이뤄지는 구태가 이번 추경에서도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 SOC 지방채 1,367억원 삭감… “도로·하천 사업 기약 없이 미뤄져”
국민의힘이 첫 번째로 문제 삼은 것은 SOC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던 지방채다.
국민의힘 자체 분석자료에 따르면 광주 실촌~만선 도로 등 52개 사업에서 1,290억원, 청소년야영장 체육관 리모델링 사업 등에서 56억원을 포함해 SOC 관련 지방채 사업에서 총 1,367억원이 감액됐다.
반면 자체사업 의료급여·급식비 지원 등에 830억원, 국비매칭사업에 447억원, 다른 자체 SOC 사업에 90억원 등이 증액됐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관내 핵심 도로 확·포장 및 하천 정비 등에 사용돼야 할 지방채를 삭감해 다른 SOC와 국비매칭, 일반사업 용도로 돌려막기 한 것”이라며 ‘지방채 우회 활용’이라고 주장했다.
방 대표도 “지방채로 편성됐던 도로와 하천 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돼 왔고 지방자치단체와도 연결된 사업”이라며 “그런 사업들이 하반기에 갑자기 삭감되고 내년으로 기약 없이 미뤄지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 “7조원 채무, 언제 어떻게 갚나”… 3,460억원 추가 부담도 제기
국민의힘은 경기도가 밝힌 7조원 규모의 채무와 함께 기금 차입과 미지급금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민의힘 분석자료에 따르면 10년간 상환해야 할 일반회계 채무는 7조415억원이며, 여기에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일반회계 차입 750억원, 경기도교육청 법정전출금 미납액 1,303억원, 상생발전기금 미지급액 1,407억원 등 총 3,460억원이 추가돼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숨겨진 빚’이라고 규정했다.
방 대표는 특히 채무 규모 못지않게 구체적인 상환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채무 7조원을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에 대한 집행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상환해야 할 시점은 정해져 있는데 언제, 어떤 재원으로 갚을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부터 상환 부담이 본격적으로 도래할 텐데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국민의힘도 철저히 분석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살리고 김동연표 기회소득은 삭감?”
민선 7·8기 핵심 정책을 이번 추경에 반영한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도정에서 시작된 청년기본소득 163억원과 농민기본소득 215억원은 미편성액이 이번 추경에 반영된 반면, 김동연 도정에서 확대된 기회소득 사업들은 상당 부분 감액됐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예술인 기회소득 14억3천만원, 장애인 기회소득 19억5천만원 등이 감액됐으며 청년·환경·귀농어민 관련 사업도 삭감됐다.
방 대표는 “청년 문제는 단순히 지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주거와 결혼, 육아,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된 영역”이라며 “여러 실·국과 지방자치단체, 민간 영역에 걸쳐 관련 예산들이 상당 부분 깎여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기본소득은 반영됐는데 다른 청년 정책은 삭감되는 모습을 보면 이재명 도정 정책은 계승하고 김동연 도정 정책은 일몰시키는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 자체사업 1,363개 감액… “시군·공공기관·민간에 부담 전가”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에서 경기도 자체사업 2,714개 가운데 1,363개가 감액됐다고 분석했다.
이를 분야별로 나눠 ▲인건비·물건비 426억원 ▲시군 이전경비 571억원 ▲공공기관 관련 예산 1,535억원 ▲민간 보조·위탁사업 약 348억원 등이 감액됐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경우 경기신용보증재단 193억5천만원 전액 삭감을 비롯해 경기도사회서비스원 62억6천만원, 경기연구원 56억7천만원, 경기관광공사 96억1천만원, 한국도자재단 32억7천만원 등의 출연금이 감액됐다고 제시했다.
민간 보조·위탁 분야에서는 유방암 무료검진 사업 60억원 전액 삭감과 아동안전지킴이 남부 운영·활동비 20억5천만원, 북부 운영·활동비 7억6천만원, 일산대교 무료화 통행료 지원 20억원 등의 감액을 사례로 들었다.
특히 시군 이전경비 571억원 감액에 대해서는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비가 삭감될 경우 기초자치단체가 추가 재원을 부담하거나 사업 자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 대표는 “민생·복지예산 삭감 제보를 받아보면 계약 단계까지 진행됐거나 지급 직전 단계에서 다시 삭감·반납되는 사례들이 있다”며 “특히 청년과 임산부, 육아 관련 예산에서도 상당한 삭감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 “주민참여예산·검증된 민생사업까지”… 추경서 ‘핀셋 검증’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 심사에서 삭감된 사업을 일괄적으로 되살리기보다는 사업별 필요성과 실효성을 따지는 ‘핀셋 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방 대표는 “주민 수요가 반영된 주민참여예산과 10년 이상 시행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사업들이 있다”며 “그런 사업까지 일률적인 기준으로 일몰시키거나 삭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부부·주거·노인 일자리·여성 등 분야별 데이터를 나눠 상임위원회에서 세밀하게 검증하고 대안을 제시한 뒤 예산결산특별위원회까지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정확한 통계에 기반한 세입 추계 ▲실·국별 할당식 일괄 감액 지양 ▲사업별 타당성에 근거한 감액 ▲계약·집행 중인 사업 및 국비매칭사업 원칙적 보호 ▲생명·안전·돌봄과 직결된 민생예산 우선 보호 등을 추경 심사의 기본 원칙으로 제시했다.
◆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소통 부족”
추경 편성과정에서 도의회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 없었다는 사실”이라며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과도 크게 소통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행부와 의회는 각각 도민으로부터 정당성을 부여받았다”며 “예산과 인사의 전체 과정에서 집행부가 의회와 소통하고 협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부와 의회 간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의회 내부의 소통과 협치도 중요하다”며 추경 심사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협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 재정 이어 ‘인사 올스톱’…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무너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재정 문제와 함께 최근 경기도 정기인사 연기 사태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지사의 전례 없는 인사 건너뛰기로 도내 7개 시군 부단체장 자리가 수개월째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일선 행정의 컨트롤타워가 붕괴됐다”며 “간부급 직원들 역시 기대했던 정기인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깊은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방 대표는 질의응답에서도 재정과 인사를 별개의 사안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과 인사는 시스템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 시스템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며 “특히 공직사회에서 인사는 예측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정년을 앞둔 공무원들의 승진 기회 문제도 직접 언급했다.
방 대표는 “정년을 6개월 정도 남긴 분들이 이번에 국장이나 과장으로 승진할 것을 기대했는데 그런 기회 자체가 중단된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며 “조직개편이 필요하더라도 1년에 두 차례 이뤄지는 정기인사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개혁을 추진해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와 몸통, 팔다리가 따로 돌아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힘은 조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인사 문제도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추경 심사뿐 아니라 이어지는 도정질문에서도 재정위기의 원인과 대응 방향, 인사 연기의 배경 등을 추미애 지사에게 직접 따져 묻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이번 제2차 추경은 경기도 발전을 좌우할 기반 투자는 기약 없이 미룬 채 부족한 재원은 시군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거나 실·국과 산하기관 및 민간의 주머니를 털어 메우겠다는 전형적인 ‘제 살 깎아먹기식 삭감’이자 ‘땜질식 처방’”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지사는 국민의힘과 일체 소통·협치하지 않는 독불장군식 도정 운영을 즉각 중단하고, 붕괴된 재정·인사 시스템 복원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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