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재정위기를 진단하고 비효율적인 조직과 사업을 과감하게 손보겠다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방향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관련기사: 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 이어 인사까지 ‘파행’… 공무원노조 “반쪽 인사 강력 규탄” 경기지역 인사 연쇄 차질 우려 (26.8.24.) 케이부동산뉴스
관련기사: [속보·2보] 추미애 경기도, ‘인사 파행’ 논란 정면돌파… “칸막이·중복업무·불필요 용역 확인, 조직부터 바꾼다” (26.8.24.) 케이부동산뉴스
관련기사: [3보·종합]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추미애 ‘인사 파행’ 정조준… “재정 비상 이어 인사 올스톱, 일방통행 중단하라” (26.8.24.) 케이부동산뉴스
관련기사: [4보] 추미애, 경기도 ‘인사 올스톱’ 직접 설명… “방만한 살림·중복업무 확인, 재정·조직부터 바로잡겠다” (25.8.25.) 케이부동산뉴스
칸막이 행정과 유사·중복 업무를 정리하고 방만한 재정운용을 바로잡는 것은 오히려 지금 경기도가 서둘러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경기도 본청의 간부급 인사뿐 아니라 일선 시·군 부단체장 인사까지 사실상 멈춰 세우는 것은 다른 문제다.
신상진 성남시장이 27일 추미애 지사에게 부시장 인사를 조속히 이행해 달라는 서한을 전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련기사: 신상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에 부시장 인사 이행 촉구 (25.8.27.) 케이부동산뉴스
성남시 부시장 자리는 지난 6월 30일 전임 부시장이 퇴직한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석이다. 경기도가 시·군 부단체장 인사를 조직개편 일정과 연계해 2027년 1월까지 미룰 경우 공백은 약 7개월에 이르게 된다.
더욱이 성남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성남·시흥·광주·이천·양주·가평·포천 등 경기도 내 7개 시·군에서 부단체장이 공석이다. 하반기 추가 퇴직까지 이어진다면 부단체장 공백에 따른 행정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부단체장은 단순히 단체장을 보좌하는 자리가 아니다.
성남시의 경우 부시장은 도시계획위원회를 비롯한 70개 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을 맡아 인사와 재정, 복지, 교육, 환경, 주택, 교통 등 시정 전반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시장 유고 시에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권한을 대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인구 90만 명, 재정규모 4조5천억원에 달하는 도시에서 행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시장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는 상황을 단순한 인사 일정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재난 대응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집중호우와 태풍, 폭염 등 각종 재난 상황에서 부시장은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과 초동 대응을 실무적으로 이끄는 핵심 직책이다. 실·국장 중심의 대행체제를 가동한다고 하더라도 긴급 상황에서 신속한 판단과 지휘가 필요한 자리를 수개월 동안 공석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따져봐야 한다.
성남시에는 분당 1기 신도시 재건축이라는 대형 현안도 놓여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 공고에는 올해 정비구역 지정 물량 1만2천호의 5.5배에 달하는 제안서가 접수됐다. 향후 정비구역 선정과 이주가 본격화하면 주택·전세시장뿐 아니라 광역교통, 학교,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전반에서 경기도와의 협의가 불가피하다.
이해관계 조정이 복잡하고 경기도와의 협업이 중요한 시점에 이를 실무적으로 조율해야 할 부시장의 장기 공백을 가볍게 볼 수 없다.
물론 추 지사가 인사를 미루는 이유도 분명하다.
추 지사는 최근 직접 입장을 밝히고 경기도의 살림살이를 두 달째 점검한 결과 기금 사용과 채권 발행뿐 아니라 시·군 사무의 도 이관, ODA 사업과 해외사무소 운영, 과도한 민간위탁, 실·국 간 칸막이와 유사·중복 업무 등에서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무의 점검과 재설계가 인사보다 선행될 수밖에 없다”며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들이 사업과 예산을 끝까지 점검하도록 하고, 성과평가와 예산 재조정, 조직개편을 거친 뒤 그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재정위기에 직면한 경기도가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점검하고 비효율적인 조직을 개편하겠다는 판단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조직진단 없이 기존 방식대로 인사를 먼저 해놓고 다시 조직을 흔드는 것 역시 바람직한 행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도 본청 조직개편과 시·군 부단체장 인사는 구분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청의 실·국을 어떻게 통폐합하고 유사·중복 업무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는 도지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단할 수 있다. 재정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재설계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부단체장이 공석인 일선 시·군의 행정까지 그 시간표에 함께 묶어놓아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신상진 시장이 “조직개편은 도 본청의 과제인 반면 부단체장 공백은 일선 시·군의 현안 대응과 시민 안전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두 사안을 분리해 부단체장 인사만이라도 조속히 이행해 달라고 요구한 대목은 경기도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경기도가 행정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개편을 추진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일선 시·군의 핵심 행정 책임자를 장기간 공석으로 남겨두는 것은 자칫 조직혁신의 취지와도 충돌할 수 있다.
인사는 도지사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동시에 행정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번 문제는 승진이나 보직을 기다리는 공직사회 내부의 이해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단체장 공석이 장기화하면 재난 대응과 대규모 개발사업, 주요 정책 결정, 도와 시·군 간 협의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행정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현재 실·국장 중심의 대행체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해서 정상적인 지휘체계의 장기 공백까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추 지사가 강조하는 조직혁신의 최종 목적 역시 조직을 위한 조직개편이 아니라 도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야 한다.
경기도는 지금이라도 부단체장이 공석인 7개 시·군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재난 대응과 대규모 개발사업, 광역 현안 등 부단체장의 역할이 시급한 지역은 도 본청 조직개편과 분리해 우선 인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정과 조직을 바로 세우는 일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그 과정에서 일선 행정의 공백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바로 세우기 위한 ‘인사 올스톱’이 오히려 시·군 행정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경기도정의 혁신과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경기도정은 31개 시·군과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다. 도민이 일상에서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행정은 시·군에서 이뤄지고, 재난·안전·복지·교통·도시개발 등 민생의 최일선 역시 시·군이다.
도 본청의 조직개편을 위해 일선 시·군의 핵심 행정 책임자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 경기도정을 바로 세우는 일과 시·군 행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어느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미뤄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추미애 지사는 조직개편의 필요성만큼 시·군 행정의 중요성과 현실도 무겁게 살펴야 한다. 성남시를 비롯한 7개 시·군 부단체장 인사만큼은 본청 조직개편과 분리해 조속히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정의 혁신을 위해 31개 시·군의 행정 공백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자초해서는 안 된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결단이 절실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 KKMNEWS 김교민 기자
관련기사: 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 이어 인사까지 ‘파행’… 공무원노조 “반쪽 인사 강력 규탄” 경기지역 인사 연쇄 차질 우려 (26.8.24.) 케이부동산뉴스
관련기사: [속보·2보] 추미애 경기도, ‘인사 파행’ 논란 정면돌파… “칸막이·중복업무·불필요 용역 확인, 조직부터 바꾼다” (26.8.24.) 케이부동산뉴스
관련기사: [3보·종합]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추미애 ‘인사 파행’ 정조준… “재정 비상 이어 인사 올스톱, 일방통행 중단하라” (26.8.24.) 케이부동산뉴스
관련기사: [4보] 추미애, 경기도 ‘인사 올스톱’ 직접 설명… “방만한 살림·중복업무 확인, 재정·조직부터 바로잡겠다” (25.8.25.) 케이부동산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