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 ‘재정 비상’ 이어 인사까지 ‘파행’… 공무원노조 “반쪽 인사 강력 규탄” 경기지역 인사 연쇄 차질 우려

- 2~5급 간부급 인사 내년 1월로 연기… 6급 이하 결원 보충 중심 ‘반쪽 인사’
- 6급→5급 승진도 보류… 노조 “승진예고자 사무관 교육도 안 보내는 것으로 전해 들어”
- “올해 교육 받아야 내년 상반기 인사 가능”… 승진 임용·보직까지 후속 일정 차질 우려
- 상위직 이동 막히자 하위직도 영향… “위에서 안 빠지면 6급 이하 승진 폭도 줄어”
- 성남 등 7개 시·군 부단체장 공석… 하반기 추가 퇴직 겹치면 경기지역 인사까지 ‘도미노’
- “승진 지연, 급여·연금 등 생애소득에도 영향”… 노조, 추미애 지사 면담 요청

 

KKMNEWS 김교민 기자 |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간 민선 9기 추미애 경기도가 이번에는 인사 문제로 공직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경기도가 조직진단과 조직개편 등을 이유로 2~5급 간부급 인사를 내년 1월로 미루고 6급 이하 직원에 대해서만 결원 보충 중심의 인사를 실시하기로 하면서다.

 

특히 6급에서 5급으로의 승진이 보류된 데 이어 이미 승진예고된 직원들의 사무관 교육까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단순히 하반기 인사를 몇 달 미루는 것을 넘어 내년 상반기 승진 임용과 보직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현재 성남·시흥·광주·이천·양주·가평·포천 등 7개 시·군의 부단체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경기도 간부급 인사까지 미뤄지면서 도청 내부뿐 아니라 경기지역 시·군 인사까지 연쇄적인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경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24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도 인사파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정기인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순하 경공노 위원장과 공주석 공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성남·광주·의정부·양주·안산 등 5개 시 노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추미애 도지사는 정상 인사 단행하라’, ‘소통 없는 인사행정 직원 희생 강요’, ‘정상적인 인사 즉각 시행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경기도의 인사 연기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는 지난 21일 오후 내부 행정포털을 통해 하반기 정기인사 일정 변경을 공지했다.

 

도는 조직진단과 유사·중복사업 정비, 조직개편을 먼저 추진한 뒤 이에 맞춰 인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부단체장과 실·국장, 과장급 등이 포함된 2~5급 간부급 인사는 내년 1월로 미뤄졌다. 6급 이하 직원은 승진·휴직 등에 따른 결원 보충을 중심으로 인사가 실시될 예정이며 6급에서 5급으로의 승진도 보류된다.

 

◆ 승진예고 했지만 사무관 교육도 차질… 내년 상반기 인사까지 영향 우려

 

이번 인사 연기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5급 사무관 승진예고자들의 교육 문제다.

 

노조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5급 승진예고자를 대상으로 예정된 사무관 교육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원래 승진예고자를 발표하면 해당 직원들이 완주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아야 내년 상반기 인사가 가능하다”며 “그런데 올해는 사무관 교육도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문제가 단순히 6급에서 5급으로의 승진 인사를 몇 달 미루는 데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예정된 교육이 미뤄질 경우 승진예고자들의 교육 이수 시점은 물론 내년 상반기 승진 임용과 보직 부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하반기 간부급 인사 연기가 내년 1월 한 차례의 인사 연기에 그치지 않고 이후 승진·보직 일정까지 순차적으로 밀어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위에서 안 빠지면 밑에서도 못 올라가”… 6급 이하 인사도 축소 우려

 

경기도가 6급 이하 인사는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이 역시 정상적인 정기인사와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공무원 조직의 승진과 전보는 상위 직급의 승진·전보로 발생한 결원을 아래 직급이 채우면서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5급 이상 간부급 인사가 중단되면 그 영향이 하위 직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6급 밑으로만 인사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위에서 안 빠지면 밑에서도 많이 할 수가 없는 구조”라며 “5급 이상 인사가 멈추면 6급 이하 인사 역시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기도가 6급 이하 인사를 실시하더라도 상위직 승진과 전보가 막힌 상황에서는 아래 직급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승진 자리도 줄어들어 실질적인 인사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승진 지연에 따른 경제적 불이익 가능성도 문제 삼았다.

 

노조 측은 “승진이 늦어지는 것은 단순히 직급 하나가 몇 달 늦어지는 문제가 아니다”며 “한 차례 승진 시점이 늦어지면 이후 승진 시기와 급여, 연금 등 개인의 생애소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담을 직원들의 승진과 인사 지연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도가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와 구체적인 정상화 일정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 7개 시·군 부단체장 공석… 경기지역 인사까지 ‘도미노’ 우려

 

인사 연기의 파장은 경기도청 내부에 그치지 않고 일선 시·군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성남·시흥·광주·이천·양주·가평·포천 등 7개 시·군의 부단체장이 공석인 가운데 간부급 인사가 내년 1월까지 미뤄지면서 부단체장 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 추가 퇴직자가 발생할 경우 부단체장 공석 지역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부단체장이 공석인 곳이 많은데 하반기에 퇴직하는 분들도 있다”며 “경기도 인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자체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부단체장은 시장·군수를 보좌하면서 주요 현안을 총괄하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내부 인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시·군에 따라 부단체장이 인사위원장을 맡는 경우가 있는 만큼 공석이 장기화하면 도와 시·군 간 인사교류뿐 아니라 해당 지자체 내부 인사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경기도 간부급 인사 연기가 도청 내부의 승진·전보 적체를 넘어 일선 시·군의 부단체장 충원과 후속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인사 도미노’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인사 임박해서야 일정 변경… 노조 “소통 없는 인사행정”

 

인사 일정 변경 과정에서 충분한 사전 설명과 소통이 없었다는 점도 노조가 문제 삼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21일 오후 5시께 내부 게시판을 통해 인사 일정 변경 사실을 알렸다.

 

정기인사를 기다리며 승진과 전보를 준비해 온 직원들 입장에서는 인사를 앞두고 사실상 막판에 간부급 인사 연기 방침을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5급 이상 간부급 인사 연기 사유와 의사결정 과정 공개, 전체 정기인사의 조속한 시행, 인사 지연과 늑장 공지에 대한 공식 사과, 향후 인사 일정 사전 공개와 소통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 ‘재정 비상’ 이어 조직·인사까지… 추미애호 도정 운영 시험대

 

이번 인사 논란은 경기도가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고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경기도는 재정 여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1,300여 개 사업에서 5,465억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조직진단과 유사·중복사업 정비, 조직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재정 구조조정에 이어 조직개편을 이유로 민선 9기 첫 간부급 정기인사까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도정 효율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이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인사 연기가 단순한 일정 조정에 그치지 않고 5급 승진예고자의 사무관 교육과 승진 임용·보직, 6급 이하 승진·전보에 이어 일선 시·군 부단체장 충원과 후속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추미애 경기도지사와의 면담을 공식 요청하고 경기도의 대응을 지켜본 뒤 향후 대응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공노와 공노총은 “직원에게만 희생과 인내를 강요하는 반쪽짜리 인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납득할 만한 설명과 정상화 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재정 비상에 따른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이어 민선 9기 첫 정기인사까지 공직사회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추미애 지사가 재정 건전성과 조직 효율화, 공직사회 안정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