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NEWS 김교민 기자 | 국민의힘 소속 경기도 31개 시·군 청년 기초의원과 경기도의원들이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감액 추가경정예산과 관련해 “도의 재정위기를 시·군과 1,400만 도민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사업별 감액 내역과 시·군별 영향을 전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18일 오후 2시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가 밀어붙이는 감액 추경은 몇몇 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31개 시·군 전체와 1,400만 도민의 일상을 흔드는 문제”라며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실·국별 ‘할당식 획일 감액’을 멈추고 시·군 매칭사업 삭감 내역부터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번 공동성명에 나선 의원들을 대표한 경기도의회 김한슬 의원을 비롯해 금종례·김진후·김일중·김현석 의원, 수원특례시의회 배지환·배준서·정윤우 의원, 용인특례시의회 강영웅·김한울·변유선·이제성 의원, 과천시의회 지태훈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광역·기초의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추미애 지사가 지난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것 자체에 대해서는 “도의 재정 형편을 도민 앞에 있는 그대로 밝히는 일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라며 “위기를 선언한 도가 내놓은 해법이 도가 감당해야 할 부담을 31개 시·군과 도민에게 그대로 내려보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7,733억원 감액 추경… 많이 깎을수록 유리한 구조”
이들이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경기도의 감액 방식이다.
공동성명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달 전 실·국에 ‘2026년 제2회 추경 세출 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내려보냈으며 감액 규모는 7,733억원이다. 이들은 2013년 재정위기 이후 13년 만의 감액 추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국별 감액 목표인 ‘실링’을 미리 배정하고 저성과·중복·집행 부진 사업으로 분류된 사업은 최대 80%까지 감액하도록 한 데다, 목표를 채운 실·국에는 내년도 신규사업 심사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까지 제시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를 두고 “사업 하나하나의 필요성과 효과를 따진 것이 아니라 부서별로 숫자를 먼저 정해놓고 그 숫자를 채우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구조조정’이 아니라 ‘할당 채우기’”라고 비판했다.
또 “행사성·낭비성·휘발성 예산을 걷어내겠다는 명분과 실제 감액 배분표도 맞지 않는다”며 교통국 1,309억원, 복지국 760억원, 문화체육관광국 757억원, 농수산생명과학국 696억원 등의 감액 규모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도민의 출퇴근과 어르신 돌봄, 농민의 생계가 걸린 분야”라며 “낭비를 걷어낸다더니 칼끝은 도민의 일상을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의회가 추경안을 심의하기 전 일선 부서에 사업 중단과 감액을 먼저 지시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이미 도의회가 심의·의결한 예산”이라며 “절차를 뒤집는 순간 그것은 재정개혁이 아니라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건너뛴 일방행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 “도비 매칭사업 삭감되면 시·군이 메우거나 사업 접어야”
도비 매칭사업에 대한 일방적인 감액이 기초지방정부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성명에 따르면 경기도가 31개 시·군에 지원하는 도비보조금은 연간 3조9,397억원 규모다.
이들은 “도가 이 돈을 줄이면 그 자리는 시·군 예산으로 메우거나 사업을 접는 수밖에 없다”며 “재정이 넉넉한 시·군보다 어려운 시·군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체 세입에서 도비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동두천시 10.1%, 양주시 9.8%에 달한다는 수치를 제시하며 “도비 한 줄이 끊기면 사업 하나가 통째로 사라질 수 있는 곳들”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제시했다.
이들에 따르면 고양시는 도와 9대 1로 매칭하는 노인장기요양 재가급여 예산이 감액될 경우 시가 이미 확보한 8억원조차 집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용인시는 유·초·중·고 급식비 402억원 가운데 도비 매칭 비중이 14%에 달한다.
또 의정부·연천·구리·안산 등에서 진행되던 도시공원 조성사업 10곳은 이미 사업 포기와 보조금 반납 절차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국비가 이미 교부된 사업까지 도비 매칭분이 감액 대상에 포함될 경우 시·군이 국비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 “시·군 추경 끝났는데 도는 9월 확정… 재정운영 혼란 우려”
추경 일정이 시·군의 재정운영 일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은 경기도가 오는 9월 18일 추경을 확정할 예정인 반면 의정부시는 9월 1일, 성남시는 9월 7일 이미 추경을 마치게 된다며, 도비 감액 규모가 뒤늦게 확정될 경우 해당 시·군이 다시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가 무엇을 얼마나 깎을지 알려주지 않은 채 뒤늦게 확정하면 시·군은 끝난 추경을 다시 열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시·군은 지금까지 감액 항목조차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현금성 지원사업의 경우 시·군 부담 비율이 70%에 이른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정책의 성과는 도가 내세우고 재정부담은 시·군이 져 온 구조”라며 “그 부담을 함께 져 온 시·군에 이제는 뒷정리의 책임까지 떠넘기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업 중단은 서류 한 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며 “계약이 해지되고 일하던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지원을 기다리던 주민이 약속을 잃는다. 그 항의를 정면으로 받는 곳은 도청이 아니라 시청과 군청, 그리고 기초의회”라고 강조했다.
◆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에도 제동… “도의 자구책이 먼저”
경기도가 검토하고 있는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에 대해서도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경기도가 시·군이 걷는 법인지방소득세의 일부를 도세로 전환한 뒤 조정교부금 형태로 재배분하는 공동세원화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 간 세수 격차를 어떻게 볼 것인지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주제”라면서도 “지금의 방식과 순서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도의 부족한 재원을 메우는 수단으로 기초지방정부의 자체 재원을 옮겨오는 것은 그동안 국가적으로 확대해 온 지방분권과 재정 자율성의 방향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반도체 기업이 있는 몇몇 시·군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초지방정부의 자체 재원을 광역자치단체가 필요할 때 가져올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그다음 순서는 31개 시·군 어디든 될 수 있다”며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면 도의 자구 노력과 중앙정부 차원의 지방재정제도 개선 논의를 함께 놓고 31개 시·군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부터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38년까지 채무·기금 차입금 7조415억원… 원인부터 밝혀야”
경기도 재정위기의 원인 규명과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먼저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들은 경기도가 2038년까지 갚아야 할 채무와 기금 차입금이 7조415억원이며, 이 가운데 지방채가 1조9,117억원, 지역개발기금·통합재정안정화기금 등 내부 기금에서 차입한 금액이 5조1,298억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아침에 생긴 숫자가 아니다”며 “민선 7기와 민선 8기를 거치며 기금을 일반회계로 당겨 쓰고 지방채를 발행해 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정위기를 선언했다면 순서가 있다”며 “무엇이 오늘의 부담을 키웠는지 도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고 도 스스로의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방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순서를 건너뛴 채 시·군과 도민에게 먼저 청구서를 내미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 5개 요구안 제시… “도민 삶 깎는 예산 끝까지 따질 것”
이들은 이날 경기도에 5가지 사항을 공식 요구했다.
먼저 감액 추경안을 경기도의회에 제출하기 전 사업별 감액 내역과 31개 시·군별 영향을 전면 공개하고, 실·국별 할당식 획일 감액을 중단해 사업별 타당성 심사에 근거한 감액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감액 실적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또 시·군 매칭사업은 해당 시·군과 사전 협의 없이 감액하지 말고 이미 계약·집행 중인 사업과 국비 매칭사업은 원칙적으로 보호하는 한편, 불가피한 조정에는 경기도가 책임 있는 보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민의 생명·안전·돌봄과 직결된 민생예산을 어떤 경우에도 최우선으로 보장하고,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는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해 경기도의 자구책 이행과 31개 시·군의 협의를 전제로 논의할 것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구체적인 도비 매칭사업 감액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참석 의원들은 최근 유치원 지원예산 축소 여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례를 들며, 갑작스러운 감액 추진으로 시·군이 대응하거나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시간조차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한 참석 의원은 “감액 방향이 내년도 본예산처럼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됐다면 시·군과 협의하면서 정책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당장 감액 추경을 추진하는 상황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대표단 산하 TF 등을 중심으로 광역·기초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9월 회기 전까지 감액 추경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도의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시·군의 재정을 여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그 부담의 끝에는 결국 도민의 밥상과 버스, 돌봄이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경안이 도의회에 제출되는 순간부터 확정되는 순간까지 감액 내역 하나하나를 도민의 눈으로 따져볼 것”이라며 “도민의 삶을 깎는 예산에는 끝까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