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회의원 5명 전면에 세운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재선 취임식…시의회 '패싱' 논란

- 7월 1일 함께 임기 시작한 시의원들은 소개·인사도 없어
- 국회의원 5명 모두 무대 올라 축사…이 시장 "경제자유구역·광역철도 도와달라"
- 같은 날 추미애 경기지사 취임식은 여야 대표의원 모두 소개 '대조'
- 최원용 대표의원 "협치 파트너는 시의회…방향성 보여준 행사"
- "벌써 총선 의식했나"…중앙정치 편중된 시정 인식 우려도

 

KKMNEWS 김교민 기자 | 재선에 성공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민선9기 출범식이 '수원 대전환 완성'이라는 시정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시정을 함께 운영할 수원특례시의회는 사실상 행사에서 배제된 반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행사의 중심에 서면서 '시의회 패싱' 논란을 낳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1일 '민선9기 새로운 시작, 수원 포 유(Suwon For You)'를 주제로 열린 출범식에서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경기남부광역철도, 군공항 이전, AI·반도체 산업 육성 등 향후 4년간 추진할 핵심 시정 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비전 발표보다 행사 의전과 구성 방식이었다.

 

수원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백혜련·김영진·김승원·김준혁·염태영 국회의원 5명은 모두 무대에 올라 차례로 축사를 했다.

 

이재준 시장도 연설에서 이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관련 법안 처리, 경기남부광역철도, 군공항 이전 등 주요 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회의원들과의 협력은 국가예산 확보와 법률 개정, 중앙정부 협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재선 임기를 시작하는 첫 공식 행사에서 지방자치의 또 다른 축인 수원특례시의회가 사실상 행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 같은 날 임기 시작한 시의원들…소개도 인사도 없었다

 

7월 1일은 이재준 시장만 임기를 시작한 날이 아니다.

 

같은 날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초선과 재선 시의원들도 앞으로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시장과 시의원은 시민으로부터 함께 선택받아 같은 기간 시정을 책임지는 지방자치의 두 축이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에서는 시의원들에 대한 별도 소개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대선 대표의원과 국민의힘 최원용 대표의원 등 여야 대표의원에 대한 소개나 인사 순서도 마련되지 않았다.

 

시의원들은 행사에 참석했지만 공식 순서에서는 이름조차 불리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국회의원 5명은 모두 무대에 올라 축사를 했고, 행사 말미 단체 기념촬영에서도 중앙에는 이재준 시장과 배우자, 국회의원들이 자리한 반면 시의원들은 객석과 외곽에 분산 배치됐다.

 

행사 전반의 의전은 시정의 공식 파트너인 시의회보다 중앙정치권에 무게를 둔 모습으로 비쳤다.

 

 

◆ "시정 파트너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시의회"

 

지방자치에서 시장과 시의회는 대등한 협치의 주체다.

 

예산은 시의회가 심의·의결하고 조례도 시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민선9기 핵심 공약인 반값 생활비, 돌봄 확대, 문화관광 정책, 첨단산업 육성 역시 시의회의 협력이 없으면 추진될 수 없다.

 

국회의원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시의원은 시장과 함께 시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결정하는 지방자치의 핵심 파트너다.

 

그럼에도 이날 취임식은 시정의 공식 협치 대상보다 중앙정치권을 더욱 부각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 추미애 경기도지사 취임식과도 대조

 

같은 날 오전 열린 추미애 경기도지사 취임식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분명하다.

 

경기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취임식에서는 여야 교섭단체 대표의원을 모두 소개하며 협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의석수와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도정을 함께 운영할 지방의회를 존중하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반면 이재준 시장 취임식에서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무대에 올랐지만, 시의회 여야 대표의원은 공식 행사에서 소개조차 되지 않았다.

 

두 지방정부 출범식의 협치 인식은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 최원용 대표의원 "이재준 시장의 방향성을 보여준 행사"

 

최원용 국민의힘 수원특례시의회 대표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최 대표의원은 "재선 취임식인데 시의원들은 한 명도 소개하지 않았다"며 "여야 대표의원 정도는 소개하고 인사할 기회는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1일은 시장만 임기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초선을 포함한 시의원들도 함께 임기를 시작하는 날"이라며 "앞으로 4년 동안 함께 시정을 운영할 파트너인데 시의원들에 대한 소개조차 없었던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에게도 초청장이 전달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참석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대표의원이라는 책임 때문에 행사에 참석했지만 결국 인사 한마디 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최 대표의원은 "이번 행사는 앞으로 이재준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시정을 운영할 것인지를 보여준 자리"라며 "시정의 협치 파트너는 시의회인데도 국회의원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된 것은 협치보다 정치를 앞세운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 "벌써 총선 의식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취임식을 넘어 벌써부터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물론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광역철도, 군공항 이전 등 대형 국책사업을 위해서는 국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취임식은 국회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시민에게 앞으로의 시정 철학을 설명하고, 함께 4년을 이끌어갈 협치의 주체들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상징적인 자리이기도 하다.

 

시민은 시장과 시의원을 함께 선출해 수원시정을 맡긴다.

 

국회의원은 시민을 대신해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한다.

 

역할은 다르지만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대신할 수는 없다.

 

민선9기 첫 공식 행사에서 함께 임기를 시작한 시의원들은 공식 순서에서 철저히 주변으로 밀리고,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행사의 중심에 선 모습은 '수원 대전환'보다 중앙정치와의 연대를 더 강조한 출발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협치는 말이 아니라 첫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재준 시장의 재선 취임식은 화려한 비전 선포와는 별개로, 지방자치의 동반자인 시의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