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 간담회서 쏟아진 주민 불신…"수원시 행정 못 믿겠다, 1,700억 대보수 후 정말 폐쇄하나"

- 수원시 "2032년 6월 이전" 추진계획 공개… 주민 "실행 의지부터 보여달라"
- 1,700억 원 대보수 추진에 "기존 시설 존치하는 것 아니냐" 우려 확산
- 시장 직접 설명·이전 약속 문서화·추진 과정 투명 공개 요구
- 영덕중학교 등 교육환경 대책 촉구… "아이들 건강권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 여야 시·도의원 "정례 소통·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주민 신뢰 회복하겠다"

 

KKMNEWS 김교민 기자 | 수원시 영통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이전을 둘러싼 주민들의 불신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가 2032년 6월 이전 완료를 목표로 한 추진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일정만 제시될 뿐 구체적인 실행이 보이지 않는다"며 행정에 대한 신뢰 회복과 실효성 있는 이행 방안을 촉구했다.

 

이호동 영통주민환경연합회 대표(현 경기도의원) 주관으로 29일 오전 10시 경기도의회 지하 1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수원시 자원회수시설 이전을 위한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채명기 경기도의원 당선인(수원8), 수원특례시의회 이희승 의원, 방광현·윤일영 당선인, 국민의힘 최원용 의원, 김현 당선인,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 이요림 전 수원시장 예비후보(한국자유총연맹 수원시지회장), 지역 학부모와 주민 30여 명이 참석해 이전 추진 현황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수원시가 마련한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 추진 계획'도 공개됐다.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는 2027년 입지를 확정한 뒤 2030년 3월 공사에 착수해 2032년 6월 이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신규 시설 유치지역에는 총 1,000억 원 규모의 주민지원사업과 연간 약 30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 주민 우선채용, 주민수익사업 등을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로드맵보다 실행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 추진 현황과 향후 일정, 1,700억 원 규모의 기존 시설 대보수, 주민 소통 방안 등을 놓고 2시간 넘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주민들이 가장 크게 제기한 문제는 대보수 이후에도 기존 시설이 계속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한 주민은 "2032년 이전을 말하면서도 1,700억 원을 들여 대보수를 하면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시설을 폐쇄할 수 있겠느냐"며 "기존 시설을 계속 운영하려는 것인지, 이전을 포장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민선 8기 출범 당시 이재준 시장이 임기 내 이전 부지 확정을 약속했지만, 계획이 계속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신만 커지고 있다"며 "기사나 설명회가 아니라 행정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문서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영덕중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을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걱정된다"며 "저출생을 걱정하면서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환경은 만들어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바람이 없는 날에는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라며 "어른은 견딜 수 있지만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정치 논리가 아니라 건강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이전 약속의 문서화 ▲추진 과정의 투명한 공개 ▲시장과의 직접 간담회 ▲정례 주민설명회 ▲시·도의회의 지속적인 점검과 감시를 요구했다.

 

 

방광현 수원시의원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영통 주민으로서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영덕중학교를 비롯한 교육환경 문제도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윤일영 수원시의원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여러 대안을 검토했지만 지금은 이전 또는 폐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행정의 고민도 이해하지만 주민과의 소통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진 상황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개 시스템을 마련하고, 타 지역 의원들의 공감대 형성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희승 수원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민들의 가장 큰 불안은 2032년 이전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신뢰 부족"이라며 "집행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추진 상황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분기별 간담회를 통해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채명기 경기도의원 당선인(더불어민주당·수원8)은 "오늘 주민들의 말씀을 들으며 행정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큰지 다시 느꼈다"며 "당시 수원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담당 부서 국장의 잦은 인사 이동과 퇴임으로 행정의 연속성이 부족했고, 주민들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추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인 만큼 잘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숨김없이 공유해야 한다"며 "다음 간담회에서는 지금보다 진척된 내용을 갖고 주민들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은 여야를 떠나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현 수원시의원 당선인(국민의힘)은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은 결국 시장의 의지 문제"라며 "행정 절차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시장이 직접 결단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도 이전 추진에 변화가 없다면 주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설 각오"라며 "시장과 직접 만나 주민들의 뜻을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은 "영덕중학교 학생들의 건강 앞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필요하다면 집회와 1인 시위도 함께하겠다. 주민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이요림 전 수원시장 예비후보는 "이전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면서도 "소각 방식뿐 아니라 다양한 폐기물 처리기술도 함께 검토해 새로운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원용 수원시의원(국민의힘)은 "분기별 주민 간담회를 통해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전문성을 갖춘 전담 조직을 구성해 행정의 연속성과 주민 신뢰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며 "영통지역 시·도의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자원회수시설 이전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13대 수원특례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으로서도 초당적 협력을 통해 이전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이호동 영통주민환경연합회 대표(현 경기도의원)는 2시간 넘게 이어진 주민 질의응답을 정리하며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1,700억 원 규모의 대보수 이후에도 기존 자원회수시설이 계속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점"이라며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이전 추진 과정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수원특례시장과 주민이 직접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 지원 조례 제정도 검토해 주민과 함께 이전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말미에는 이전 추진 상황을 주민들에게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수원특례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주민간담회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주민들은 "더 이상 약속만으로는 신뢰하기 어렵다"며 "로드맵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2032년 이전이 말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행정의 책임 있는 이행과 정치권의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와 영통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임기 내 이전 부지를 확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입지 공모 무산과 용역 지연 등으로 계획이 순차적으로 늦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신이 커져 왔다.

 

영통 자원회수시설 이전 문제는 단순한 환경시설 이전을 넘어 행정 신뢰와 주민 건강권, 교육환경이 맞물린 수원시의 대표적인 지역 현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민선 8기 당시 '임기 내 이전 부지 확정' 약속이 실현되지 못하면서 커진 주민들의 불신을 새롭게 출범하는 민선 9기에서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시정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향후 수원시가 제시한 이전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하고 주민들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영통지역 여론은 물론 지역 정치권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