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준비위 "경기도 채무 7조원 넘어"… 김영진 "적금 깨고 마이너스 통장 쓰고 담보대출까지 받은 상황"

- 추미애 경기도지사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민선 9기 출범 앞두고 재정 현황 첫 공개… "채무 7조원·사업비 3132억원 미편성"
- 취득세 수입 2조9000억원 감소·불교부단체 구조가 재정 악화 주요 원인
- "도민 삶 영향 적은 사업부터 조정"… 감액 추경·예산 재편 가능성 시사
- "공약사업도 우선순위 검토 불가피"… 추미애 도정 재정운영 방향 제시
- 세출 구조조정·페이고(Pay-go) 원칙 도입 추진… 재정 건전성 회복 총력

 

KKMNEWS 김교민 기자 | "추미애 도정은 채무 7조원과 재원 부족 상황 속에서 출범하게 됐으며, 공약사업까지 포함한 강도 높은 예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위원장 김태년)가 22일 경기도 재정 현황을 공개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준비위원회는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경기도 재정여력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며 세출 구조조정과 재정운용 방식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진 경기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재정 분야 정책브리핑에서 "경기도 재정 현황을 도민께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민선 9기 경기도는 10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출발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경기도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로 부족한 재원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각종 기금 차입, 지방채 발행으로 충당해 왔다"며 "2023년까지는 비교적 건전 재정을 유지했지만 최근 3년간 대규모 차입이 이어지면서 누적 채무가 7조 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재정 상황을 가계에 비유하며 "만일을 대비해 모아둔 적금을 해약하고 마이너스 통장을 한도까지 사용한 뒤 담보대출까지 받은 상황과 같다"며 "곳간을 열어보니 빚문서만 가득한 상황으로, 과거 이재명 대통령께서 성남시장 시절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때의 마음이 이와 같았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가 활용할 수 있는 가용재원은 채무를 통해 마련한 1조 원을 포함해 약 3조5000억 원 규모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기존 사업에 배정돼 지출이 예정된 상태이며, 이미 확정된 사업 가운데 3132억 원 규모는 재원 부족으로 예산 편성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채무는 7조 원 수준이고 올해 추진해야 할 사업 예산도 3000억 원 이상 부족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감액 추경을 검토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각종 회계와 기금의 여유재원을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대부분 소진돼 약 1300억 원만 남아 있고, 지방채 역시 발행 한도의 77%인 약 7200억 원을 사용해 추가 발행 여력이 200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재정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 감소를 꼽았다.

 

김 부위원장은 "경기도 지방세 수입 약 16조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취득세에서 발생한다"며 "취득세 수입이 2022년 11조 원 수준에서 올해 8조1000억 원 수준으로 약 2조9000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1~2022년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는 취득세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이후 거래 감소와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재정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가 서울시와 함께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라는 점도 구조적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반도체 산업 호황 등으로 국가 세수가 증가하면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보통교부세 혜택을 받지만 경기도는 배분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재정 충격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행 보통교부세 배분 방식과 불교부단체 지정 기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법인지방소득세 배분 구조 역시 장기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향후 재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올해 예산에 편성된 사업들을 추경 과정에서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도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사업부터 우선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는 인구 1420만 명 규모의 광역자치단체로 복지 수요 증가에 따른 지출을 줄이기는 어렵다"면서도 "급하지 않은 사업이나 보조율 조정이 가능한 사업 등에 대해서는 우선순위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추미애 당선인의 공약사업에 대해서도 재정 상황을 고려한 우선순위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준비위원회 각 분과에서 다양한 공약사업이 제안되고 있지만 현재 재정 여건상 모든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공약사업 역시 우선순위를 정해 재정 상황에 맞게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과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라며 "당장 규제를 전면 완화할 상황은 아니지만 시장 흐름을 보면서 필요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브리핑 말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았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로 김동연 지사 시절 재정 여건이 어려워졌다"며 "추미애 당선인은 이러한 재정 상황을 그대로 이어받는 만큼 향후 예산 편성과 추경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과 페이고(Pay-go) 원칙 적용 등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