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제안 기고, 내수 침체 진단과 해법 3부작 -2] DSR 금융규제, 내수 회복의 병목이 되고 있다

  • 등록 2026.03.04 14:22:17
크게보기

- 코로나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와 일률적 규제의 충돌
- 소득입증 한계가 만든 금융 접근성 격차
- 관리에서 회복으로, 금융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를 거치며 대한민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일용직 근로자와 영세 사업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자금과 금융권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가계부채 규모는 빠르게 증가했다.

 

문제는 위기 국면에서 확대된 부채 구조와, 이후 강화된 금융 규제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가계부채 관리라는 정책적 취지와는 별개로, 내수 회복 과정에서 또 다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 DSR의 취지와 현실의 간극

 

DSR은 차주의 연간 소득 대비 전체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제한하는 제도다. 과도한 차입을 억제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취지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적용 시점과 경제 여건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확대된 부채 구조가 충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득 대비 상환 능력을 엄격히 따지는 일률적 규제는 회복 초기 국면의 자금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

 

내수 경제는 결국 자금의 유동성과 소비 여력에 의해 움직인다. 가계의 상환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지면 소비는 위축되고, 이는 다시 지역 상권과 내수 산업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소득 입증 체계의 한계와 지역 격차

 

DSR은 차주의 ‘소득’을 전제로 작동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소득 구조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갑근세 원천징수 근로자나 사업자등록을 갖춘 사업자의 경우 소득 파악이 비교적 용이하다. 그러나 일용직 근로자, 영세 농어민, 재래시장 상인, 소규모 하도급업자, 프리랜서 등은 실제 소득이 존재함에도 공식적인 소득 증빙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지방 중소도시의 산업 구조는 농업·수산업·관광업·소규모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 이러한 지역 특성은 소득 포착의 한계를 동반하며, 이는 곧 금융 접근성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같은 담보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소득 입증 방식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가 크게 달라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지역 경제의 활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 고령층과 비정형 소득자의 사각지대

 

특히 고령층의 경우 문제는 더욱 복합적이다.
현행 근로 환경에서는 많은 근로자가 만 60세 전후로 퇴직을 경험한다. 그러나 퇴직이 곧 소득의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금소득, 임대소득, 자영업, 단기·일용 근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금융권의 소득 입증 체계는 여전히 정형화된 근로소득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상당한 자산과 담보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 증빙의 한계로 금융 접근성이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중장년층이 평생 축적한 자산을 기반으로 주거 이전이나 생활자금을 조달하려 할 때 상환 능력 평가가 지나치게 경직적으로 적용된다면 이는 소비 위축과 자산 거래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령 자산 보유자의 매각 압력이 증가하거나 지역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이는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취지와도 상충할 수 있다.

 

◆ 부동산·건설 경기와 내수의 연쇄 작용

 

부동산과 건설 산업은 단순한 자산 시장이 아니라, 내수와 고용, 세수에 직결된 산업이다.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련 업종의 매출 감소와 고용 위축이 뒤따르고, 이는 다시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지방 분양시장의 침체, 경매 물건의 장기 적체, 거래 위축 등은 지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수도권은 일부 지역에서 과열 현상이 반복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된다.

 

결국 DSR이 의도한 ‘안정’이 자칫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의 정교한 보완이 필요하다.

 

◆ 관리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는 분명 중요한 정책 과제다. 그러나 위기 이후 회복 국면에서는 ‘관리’와 ‘회복’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코로나19와 같은 불가항력적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부채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별도 관리 체계를 두거나, 상환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일률적 기준보다는 차주의 상황과 지역 경제 여건을 반영한 차등적 적용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금융의 본질은 자금의 선순환이다. 지나친 경직은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기회를 제한할 수도 있다.

 

내수 회복을 위해서는 금융이 ‘차단 장치’가 아니라 ‘조정 장치’로 작동해야 한다. 지금은 DSR의 취지를 유지하되, 현실 경제 구조에 맞는 보완과 유연성을 재검토할 시점이다.

 

 

(3부에서 계속)

 

자료제공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 통영시지회 前 지회장 김태호
(통영시 소재 김태호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공인중개사)

 

※ 본 기고는 필자의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교민 기자 kkm@kkmnews.com
자율구독 및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262-880426 김교민)
저작권자 ⓒ 케이부동산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