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대한민국 경제는 겉으로 보면 견조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K-컬처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이 체감하는 내수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왜 수출은 웃고 있는데, 내수는 얼어붙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단기 경기 요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구조의 근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수십 년간 지속돼 온 ‘수도권 중심 발전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 수도권 집중 70년의 구조
6·25 전쟁 이후 대한민국은 압축 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그 과정에서 정치·경제·교육·의료·행정·금융의 핵심 기능은 서울과 수도권에 집약되었다. 산업화 초기에는 이러한 집중 전략이 효율적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이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가의 핵심 기능은 여전히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 헌법은 국토의 균형 있는 개발과 지역경제 육성을 국가의 책무로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인구와 자본이 수도권으로 더 빨리 모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그 결과는 분명하다.
지방 중소도시는 인구 감소와 산업 위축을 겪고 있고, 청년들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한다. 반면 수도권은 인구 과밀, 주택 부족, 교통 혼잡, 높은 주거비 부담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 인구 이동이 만든 주택 과열의 반복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자연스럽게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택 가격은 반복적으로 급등했고, 정부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각종 규제 정책을 동원해 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대출 규제 강화 등 다양한 수단이 시행되었지만, 근본적인 인구 구조와 산업 배치가 바뀌지 않는 한 동일한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주택 시장의 과열과 규제가 단지 부동산 가격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거비 부담 증가는 가계의 소비 여력을 감소시키고, 이는 곧 내수 위축으로 이어진다. 지방의 경우는 반대의 문제가 나타난다. 인구 유출과 수요 감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지역 경제의 활력 자체가 떨어진다.
결국 수도권은 과열, 지방은 공동화라는 양극단의 구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 청년 유출과 지역 경제의 악순환
지방에서 청년이 떠나면 지역 소비는 감소하고, 기업 유치는 더욱 어려워진다. 기업이 줄어들면 일자리는 더 줄어들고, 이는 다시 청년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지역 상권은 위축되고,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은 악화된다. 내수 경기는 ‘돈이 돌지 않는 구조’ 속에서 점점 활력을 잃는다.
수출이 아무리 증가하더라도,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생활경제는 지역의 소비·고용·주거 여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확대되는 구조에서는 내수의 균형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 이제는 구조를 점검할 시점
내수 경기 침체를 단순히 소비 심리 위축이나 일시적 금융 환경 변화로만 볼 수는 없다. 장기간 누적된 수도권 집중 구조, 지역 간 산업·교육·의료 인프라 격차, 인구 이동에 따른 주택 수급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균형발전은 더 이상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공공기관과 주요 인프라의 분산, 지역 산업의 전략적 육성, 청년이 정착할 수 있는 고용 기반 조성 등 실질적인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수출이 견조한 지금이 오히려 구조 개편을 논의할 적기일 수 있다. 외형적 성장 지표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내수의 체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 발전 모델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내수 회복은 단순한 경기 부양이 아니라, 국토 구조의 균형에서 출발한다.
(2부에서 계속)
자료제공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남지부 통영시지회 前 지회장 김태호
(통영시 소재 김태호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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