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기도의원들의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도전, 부끄러움을 잃은 정치의 품격은 어디에 있나

  • 등록 2025.10.19 16: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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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조직위원장) 공모에 현역 경기도의원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언뜻 보면 자연스러운 정치 행보처럼 보인다.
광역의원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발판, 정치적 수순으로만 본다면 낯설지 않다.

 

그러나 공모에 도전했다며 보도자료를 대대적으로 배포하고, 언론에 기사화한 뒤 다시 이를 SNS로 홍보하는 모습을 보면 묘한 씁쓸함이 밀려온다.
그들의 ‘당당함’은 때로 ‘뻔뻔함’으로 읽히기도 한다.

 

제11대 경기도의회는 출범 당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78:78 동수로 시작했다.
당시 의장 선출은 규정상 연장자인 국민의힘 의원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절차였다.
그러나 내부 갈등과 분열 끝에 자당의 의장조차 세우지 못했다.

 

이후 벌어진 일들은 정치사에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았다.
책임 공방이 이어졌고, 당내 불신과 반목은 깊어졌다.
결국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며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 그리고 도민 신뢰의 상실로 이어졌다.
그 혼란의 시기, 당은 분열했고 민심은 멀어졌으며, 마침내 그 당의 대통령까지 탄핵당했다.

 

그때 정상화를 가로막으며 분열의 중심에 섰던 일부 인사들이 이제는 중앙정치 진출을 선언했다.
그들의 도전이 진정한 반성과 성찰 위에 선 것이라면 응원할 일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그 시절의 책임과 상처를 온전히 치유하지 못한 채

“더 큰 정치인의 길”을 말하는 모습은 국민의 피로감만 더할 뿐이다.

 

정치는 기억 위에 서야 한다.
책임을 잊은 자가 새로운 권력을 말할 수는 없다.

 

지금도 국민의힘 지방의원들 중에는 묵묵히 현장을 지키며
도민과 소통하고 정책을 연구하는 성실한 의원들이 많다.
그렇기에 일부 정치인의 경거망동이 더욱 아쉽다.

 

정치란 자리의 크기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로 존중받는 일이다.
스스로의 과오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만이 다음 단계를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

 

이제라도 말하고 싶다.
“부끄러움을 알고, 경거망동하지 말며, 자중하라.”
그것이 정치의 품격이고, 국민이 다시 믿고 맡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김교민 기자 kkm@kk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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