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방치된 나무·낡은 안내판·파손된 도로… 수원시의 ‘부끄러운 관리’

  • 등록 2025.08.24 16: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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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고사목 9개월째 방치
- 안내판은 색 바래고 도로는 갈라져
- 세계문화유산 위상 무색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관리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설로 부러진 소나무가 9개월째 방치된 데 이어, 관광 안내판은 바래고 벗겨져 제 기능을 잃었으며, 성곽길 인근 도로는 파손과 균열로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임에도 기본적인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아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 무너진 소나무 터널, 고사목 방치 9개월째

 

2024년 11월 27일 기록적 폭설은 팔달산 성곽길 소나무 군락에 큰 피해를 남겼다.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소나무들이 줄줄이 부러지면서, 한때 ‘소나무 터널’로 불리던 명소는 하루아침에 훼손됐다.

 

 

 

 

그러나 2025년 8월 현재까지도 부러진 나무와 고사목은 그대로 남아 있다.

 

시민들은 “예전엔 아름다웠는데 지금은 휑하다”, “고사목이 흉물스럽고 위험하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병충해 확산과 낙하 위험까지 우려되지만, 정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안내판은 낡고 바래… 외국인 관광객도 ‘난감’

 

팔달산 구간 성곽 입구에 설치된 ‘수원화성 관광안내도’는 도색이 벗겨지고 글씨가 바래 가독성이 크게 떨어졌다.

 

세계문화유산임에도 제대로 된 안내 기능을 하지 못하는 모습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곧바로 노출되고 있다.

 

 

시민들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외국인 앞에서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역시 “세계유산 관리에는 건축물 보존뿐 아니라 방문객 안내 체계까지 포함된다”며 즉각적인 개선을 주문했다.

 


■ 갈라지고 솟은 도로… 안전까지 위협

 

팔달산 구간 성곽길과 연결된 보행로와 도로 역시 파손이 심각하다.

 

곳곳의 아스팔트는 갈라지고 솟아올라 걸림 사고 위험이 크고, 배수로 주변은 지반이 내려앉아 차량 및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성곽길은 가족 단위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으로, 도로 파손은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급한 보수가 요구된다.

 

 

■ 경기도청 이전 이후 관리 부실 심화

 

수원화성은 한때 경기도청이 자리하던 팔달산 뒷산과 맞닿아 있어 도 공직자들이 자주 찾던 휴게시설로 이용되곤 했다. 그러나 경기도청이 광교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이용 빈도와 관심이 줄어들었고, 함께 관리의 손길도 느슨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본지의 확인 결과, 수원시 화성사업소는 주말이라서인지 연락이 닿지 않아 즉각적인 입장을 듣지 못했다. 관리 주체의 책임 있는 대응과 신속한 정비가 절실한 상황이다.

 

 

■ 세계유산의 품격에 맞는 관리 시급

 

수원화성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그러나 나무는 말라가고, 안내판은 낡으며, 도로까지 파손된 현실은 ‘세계유산’의 위상과 동떨어져 있다.

 

세계유산은 건축물과 자연환경, 안내체계, 안전 인프라까지 종합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고사목 정비와 경관 복원 ▲안내판 교체 및 디지털 안내 시스템 도입 ▲도로 보수 및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정조의 개혁 정신을 담은 걸작이자, 세계인이 함께 향유하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그러나 관리 부실로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은 국제적 부끄러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지는 향후 수원시 화성사업소와 문화재단 등 관계 기관을 상대로 추가 취재를 이어가며, 관리 부실 문제와 대책 마련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김교민 기자 kkm@kk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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