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다시 오세요? 이 더위에 노인들 다시 오라니"… 수원시 소비쿠폰 민원 응대 논란

  • 등록 2025.07.24 19: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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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 권선구, 폭염 속 고령 시민들 발급 불발에 허탈한 귀가
- 전산 장애 발생했지만 현장선 “기다리든가 돌아가라”
- TF팀까지 운영한 수원시, 실질적 대응은 ‘부재’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폭염 속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기 위해 주민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전산 장애로 인해 쿠폰을 발급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일이 발생했다. 시스템 오류라는 불가항력적 상황이었지만, 수원시의 현장 민원 대응이 아쉬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2시경,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김모 씨(70)는 정부가 마련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기대하며 무더운 날씨를 뚫고 주민센터를 찾았다. 김 씨는 출생년도에 따라 배정된 화요일 발급일을 맞춰 방문했지만, 시스템 오류로 인해 쿠폰을 발급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당시 행정안전부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오후 2시부터 약 20분간 전국적으로 쿠폰 발급이 일시 중단됐다. 예상치 못한 장애였지만, 더 큰 문제는 이후 대응이었다. 금곡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시민들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불편한 대기 속에서 기다려야 했고, 담당 직원들은 “오래 기다려도 괜찮으면 계시고, 힘드시면 다음 주에 다시 오시라”며 사실상 귀가를 권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무작정 시민을 돌려보낸 것은 아니며, 복구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선택지를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수원지역 기온은 섭씨 32도를 넘어섰고, 대기 공간은 혼잡했다. 특히 고령층 방문자가 대부분이었던 만큼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욱이 수원시는 소비쿠폰 지급을 위해 전담 TF팀까지 꾸렸고, 이 안에는 ‘정보통신지원반’과 ‘민원대응반’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정작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실질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씨는 “정부에서 주는 쿠폰이라 기대하고 왔는데, ‘다음 주에 다시 오라’는 말 한마디에 허탈했다”며 “이런 더위에 노인들에게 다시 오라고 하는 건 너무한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산 오류라는 불가피한 변수였더라도, 민생 회복을 위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의 응대와 안내에 더 큰 세심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름철 폭염 속 고령층 민원 대응의 경우, 단순한 업무 처리 이상의 배려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개선이 요구된다.

김교민 기자 kkm@kk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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